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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 책 리뷰

캐스트 어웨이. 무인도에서의 생존본능을 깨우다.

by 장동걸 2022. 2. 26.

짹 각 짹 각 시간이 간다.

캐스트 어웨이는 1분 1초를 정확히 지켜가며 일하고 있는 택배회사의 리더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러시아에 출장을 와 물류이동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현지 직원들의 느긋한 태도에 불만에 찬 어조로 일장 연설을 하는 놀랜드는 어떤 신념에 가득 차 보였다.

일을 마무리하고 비행기편으로 미국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사랑하는 여인 캘리와 짧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캘리의 가족들과 함께 있던 시간에 약혼을 발표한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와중 급히 다른 나라로 출장을 가게 되어 캘리에게 미안한 작별인사를 한다. 이 잘별 인사가 아주 오랜 시간 둘 사이를 갈라놓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비행 중 폭풍우를 만나 태평양 바다에 추락하고 마는 비행기 사고가 일어나는데, 놀랜드는 구사일생으로 구명보트를 움켜쥐어 올라타고 이내 곧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로 기절을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 점차 눈을 뜨기 시작한 그는 하루가 지나있었다는 사실과 어떤 낯선 섬에 도착했다는 걸 느끼고 본인이 살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아무도 살지 않는 섬에 갇혀 있는 자신의 모습을 이내 곧 알아낸 놀랜드는 그때부터 힘겨운 생존 사투를 벌이게 된다. 물이 없어 야자수 나무를 흔들어 열매를 어렵게 따 수분을 보충하고 빗물을 받아 물 부족을 극복하며 굶주린 배를 참아간다. 너무 배가 고파 바닷물에 들어가 직접 물고기도 잡아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어렵게 잡은 게 한 마리를 생으로 먹어야 하는 자신의 비관적인 처지에 낙담한 놀랜드. 불이 절실히 필요했다. 불 피는 장면을 어렴풋이 기억하던 놀랜드는 불을 피워보려 무단히 애를 써보지만 계속된 실패에 좌절감을 맛본다. 우연한 자연현상을 본 놀랜드는 다시금 도전하여 불을 피는 데에 마침내 성공하고 점차 무인도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그렇게 1년 2년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른 채 살아가던 놀랜드는 하염없이 캘리의 사진을 보면 괴로워하다 목숨을 건 탈출을 계획한다. 차고 차곡 준비한 나뭇가지들과 통나무들로 뗏목을 만들어 자신을 가로막던 높은 파도의 장애물을 해쳐나가 드디어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집에 아주 오랜만에 돌아온 놀랜드는 사랑하는 여인 캘리에게 돌아왔지만 캘리는 이미 아이가 있는 엄마가 되어있었는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확인함으로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끝을 맺는다.

놀랜드. 시간 강박관념에서의 해방.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고, 또한 정확, 신속이라는 놀랜드의 철저한 자기 관리 모습으로 시작된다. 영화감독 로버트 저 맨 커스는 아마 우리 사회가 너무 시간에 얽매여 사는 걸 풍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극 중 놀랜드는 무인도에서 시간도 날짜도 없는 생활을 이어나가는데, 왜인지 모르게 한편으론 자유로워 보이기까지 하다.  캐스트 어웨이를 찍기 위해 20kg의 체중감량을 한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제58회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시카고 비평가 평론상과 뉴욕 비평가 평론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그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2001년 개봉한 이 영화는 그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았고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기억된다.

때론 무인도에서 살고싶다.

현대사회의 빡빡하고 바쁜 세상에서 때론 무인도에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종종 많이 있다. 낭만적인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발견하는 외로움과 고독이 "캐스트 어웨이"에서는 배구공 윌슨과 주인공 놀랜드의 의미 없는 대화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 이가 썩었을 때 무딘 도구를 사용해 해결하다 기절하는 장면도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무단히 애쓰는 모습도, 그리고 물을 얻기 위한 많은 노력들은 낭만과 현실을 충분히 잘 구분한다.

무인도에서 탈출해 사랑하는 사람 캘리와 드디어 만나는 장면에서 그동안의 고생이 보답받겠구나. 온전한 해피앤딩이구나 생각했지만 죽은 줄 알았던 놀랜드가 절대 돌아오리라 생각 못했던 캘리는 이미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었다. 이 영화에서 작은 반전이 만들어졌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낭만과 현실 속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며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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