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더킹은 불우한 가정, 양아치 아버지 밑에서 자란 박태수(조인성)는 학교 싸움꾼으로 주변 학교뿐만 아니라 동네 양아치들과 잦은 싸움을 벌이며 질풍노도와 같은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어느 날 집에 도착해보니 그렇게 커 보이고 강해 보이던 아버지가 양복을 차려입은 한 남자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거 아닌가. 이럴 수가 세상에서 가장 강해 보이던 아버지가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하며 궁금해하던 태수는 그 남자가 바로 대한민국 검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더 킹은 박태수의 학창 시절 우연히 목격한 검사라는 직업의 강함을 목격하고 강한 동기부여를 받으며 최고 권력을 향한 여정을 그린다.
이리하여 태수는 그날부로 검사가 되겠다 마음먹으며 지금까지와 다른 확실한 목표를 갖고 공부를 시작하는데 공부 초기에는 그동안 책을 본 적이 없어 집중력도 안 생기고 생각처럼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시끄러운 환경에서 책 보는 게 훨씬 집중력이 더 생긴다는 걸 깨달은 태수는 클럽에서 또는 패거리 싸움을 벌이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부에 매진해나갔다. 학기말 믿기지 않은 수직상승의 학교 성적을 바탕으로 사법고시에 도전해 드디어 검사가 되고 부잣집 여자와 결혼에 성공해 인생역전의 발판을 만들어간다. 하지만 꿈꿔왔던 검사생활은 화려하지도 않았고 각종 서류에 파묻혀 마치 평범한 직장인과 다른 바 없는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어린 학생을 성폭행한 체육교사를 대질 조사하다가 그 뻔뻔한 태도에 분개하던 차 그 체육교사와 연결된 대검찰청 검사와 엮이고 대검찰청의 실세 한강식 부장검사와 만남을 가지게 되며 그때부터 태수는 권력의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권력을 좌지우지한 90년대 검찰
더킹은 관상, 연애의 목적,내츄럴시티가 대표작인 한재림 감독의 흥행작으로 1990년대 검찰과 권력관계를 풍자한 영화이다.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고 현대사회에 와서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한 정치검찰들의 권력을 얻는 메커니즘을 진지하면서 때론 익살스럽게 해석했다. 1980년대 군부정권을 거처 1990년대 검찰 권력은 여전히 깡패들과 깊은 유착관계를 갖고 있었고 이러한 어색한 둘 조직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결말이 좋을 리 없었다. 정치와 깡패, 검찰과 깡패의 연결고리는 그시대 악어와 악어새 같은 필수불가결의 관계였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한재림 감독과 개성 넘치는 연기자들의 열연으로 제54 대종상영화제(시나리오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수상을 하였고 제53회 백상 예술대상(영화 여자 조연상,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다.
잘생긴 배우들 편견을 깨다.
영화 더킹에서 정우성, 조인성은 대표적인 미남배우들이지만 이들이 연기를 펼치는 내내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특히 권력의 중심에서 엘리트층들의 모임 파티에서 펼쳐진 정우성 조인성의 노래와 춤은 세련되진 않았지만 신선해서 좋았다.싸움만 할 줄 아는 태수의 학창 시절에 무언가에 집중해서 우리나라 최고 난이도 사법시험에 합격한 과정이 다소 과장되었다 생각되지만 본인만의 스타일로 성공을 이룬 것에 대해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학교 성적이 수직 상승한 후 커닝을 의심한 담임선생님의 황당한 모습도 재미있었고 누구나 꿈꾸는 사법고시 패스와 부잣집 예쁜 딸과의 결혼까지 누구나 꿈꾸는 인생을 식상하지 않게 풀어나간 것 같다. 태수의 깡패 친구 두식은 친구를 위해 끝까지 의리를 다하다 죽음을 맞는데 검사 친구와 깡패의 우정은 새드 앤딩같이 보이지만 해피앤딩처럼 느끼 지게 만들었던 거도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게 해 주었다. 권력에 빌붙어 본인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태수는 끊임없이 행복할 거 같던 생활에 사랑하는 부인과 이혼위기에 놓이고 조직 내 갈등에 마침내 지방으로 좌천되었는데 그곳에서 부질없는 순진한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며 권력이나 결혼생활, 직장생활 그 어떤 거도 한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태수가 조직의 배신과 동시에 친구 두식의 죽음에 조직의 정점 한강식 부장검사의 사주로 이루어졌다는 걸 알아차린 후 혼신의 힘을 다해 검찰 조직을 향한 마지막 한방을 준비하며 정치에 입문하는데 한강식의 아킬레스를 알고 있던 태식은 마침내 승리를 거둔 장면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영화 와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택시 운전사. 1980년 민주화운동의 심장 광주로 향하다. (0) | 2022.02.24 |
---|---|
범죄와의 전쟁. 누가 더 나쁜놈인가 반달 vs 건달 (0) | 2022.02.23 |
영화 사도. 부모 자식간의 갈등과 사랑에대한. (0) | 2022.02.23 |
'광해 왕이 된 남자' 배우 이병헌의 팔색조 일품연기 (0) | 2022.02.22 |
엣지 오브 투모로우 미래를 보는 남자 (0) | 2022.0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