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와 책 리뷰

영화 사도. 부모 자식간의 갈등과 사랑에대한.

by 장동걸 2022. 2. 23.

사도세자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구하다.

영화 사도는 뒤주에 갇혀 물 한 모금 먹을 수 없는 사도세자의 울부짖음으로 시작된다. 이 영화는 사도세자와 영조의 기나긴 갈등을 회상한다. 정통성이 없는 왕이라는 세간의 소문과 오해로 스스로 몸가짐을 엄격히 해온 영조는 신하들에게 자신의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이런 엄격함과 긴장감으로 스트레스가 많았을 영조에게 뒤늦게 늦둥이 사도세자가 태어난 것이다. 사도세자를 애지중지하며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띄며 살아가는 영조는 직접 학문도 가리키고 서로 문답하기를 즐겨했다. 총명한 사도세자 역시 영조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아비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학문하려 노력한다. 한편 영조는 본인의 정통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보란 듯 자신의 형 경종의 계비 초소에 나인들로 하여금 세자를 돌보게 한다. 

그 시점부터 우연찮게 사도세자는 글공부 대신 무도와 검술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되고 그림 그리는 일과 놀이에 열중하게 되어 영조의 노여움을 점차 사게 된다. 엄격하게 키운 아들이 자유분방해지자 세자를 미워하는 마음이 거세게 자라나기 시작한 영조는 이렇게 화를 키워나간다. 이로 인해 사도세자 역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생겨 점차 갈등이 고조되어가는데. 이런 갈등구조가 긴 시간 지속되며 마침 사도세자는 미쳐가기 시작했다. 세자의 측근과 나인들의 목을 베는 일도 생기며 광인으로의 삶을 살아간다. 광인이 된 사도를 용서할 수 없었던 영조의 결심과 신하들의 동조로 결국 뒤주에 갇혀 죽임을 당하는 이야기이다. 뒤주 속에서의 7일째 죽음을 앞둔 세자와 영조의 대화는 임금과 신하의 대화로 들리기도 했고 아비와 아들의 따뜻하면서도 서로 원망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영화의 압권이었다. 

영조의 콤플렉스는 자식을 향해

사도의 아비 임금 영조는 어려서 임금이 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영조의 아버지 숙종과 무수리와의 관계에서 태어났던 아이가 영조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숙종에 이어 영조의 형인 경종이 왕이 되었는데, 평소 몸이 쇠약한 경종이 어느 날 날계란과 생감을 먹고 설사를 하자 아픈 형에게 도움을 주고자 원기 회복하라고 인삼과 부자를 건네주었다. 인삼과 부자를 먹은 경종은 시름시름 앓다 죽게 되는데 이일로 인해 형을 독살한 동생이라는 오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무수리 출신 어미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형을 독살한 왕이라는 말들이 임기 내내 따라다녀 영조는 스스로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완벽한 왕이 되려 노력했고 또한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여 신하들에게 본이 되려 했다. 이러한 완벽주의자적 성격과 콤플렉스적 성격이 아들 사도세자에게도 그대로 기대어져 세자의 목을 조여 갔던 것이다. 영조의 첫 번째 아들 효장세자가 10세 나이에 죽고 영조 나이 42세에 어렵게 사도세자를 얻는데 영조는 너무 기쁜 나머지 하루 종일 몇 날 며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죽하면 사도가 돌이 되자 세자에 바로 책봉하기에 이른다. 놀이는 한때요 학문은 평생의 맛이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느냐.라고 호통치는 장면에서 보듯이 영조는 사도세자를 엄하게 교육하였으며 그 기대가 높았다. 이런 높은 기대는 세자가 커가면서 놀이와 검술에 관심을 보이자 그 기대는 그대로 무너져버린다. 

영화 사도를 보고 

사도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자식에 대한 그릇된 교육과 사랑을 고루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뒤주에 갇혀 울부짖던 아픔과 자포자기한 사도(유아인)의 연기였는데 내가 마치 갇혀있었더라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웠을지 그리고 무서웠을지 그대로 그 훌륭한 사도의 연기가 전해졌다. 뒤주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을 지켜보는 아들 정조의 애끓는 울부짖음과 이를 외면하는 영조(송강호)의 냉정함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광인이 되어가는 사도세자의 성장기는 자식에게 지나친 관심과 기대를 경계하라는 교육적인 내용으로 느끼 게에 충분했다.

'저리 한일은 이리하지 말라 꾸중하시고' '이리 한일은 저리 하지 말라고 꾸중하신다'(한중록)에 기록되어있듯이 자식과 공감하지 못하고 늘 엇박자를 내어 완벽함을 추구했던 영조는 대리청정 후에도 사도의 배후에서 늘 지적하고 신하들 앞에서 모욕을 주기 일상이었으니 사도세자 입장에서는 미치지 않고 버틸 재간이 없어 보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버지의 기대와 치졸함이 너무 했다는 탄식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결국엔 사랑하는 자식을 죽음에 내몰게 된다는 참으로 잔인하고 냉정한 역사적 스토리로 새드 앤딩으로 영화는 치닫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