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사랑한 가짜 광해군.
영화 광해는 광해군 8년을 배경으로 익살스럽고 때론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이다. 당시 권력의 암투가 기승을 부리고 친청 친명으로 나누어진 혼란한 당파 속에 등장한 가짜 임금 광해(이병헌)의 어설프면서 정곡을 찌르는 정치행위를 잘 그렸다. 시장 떠돌이 만담꾼 하선(이병헌)은 여느 날과 같이 한 무리의 사람들 속에 공연을 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 광해는 혼란한 정치구도 속에 임금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걸 느끼고 본인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왕으로 위장을 해놓고 피신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도승지 허균에 명하여 임무를 맡게 한다.
마침내 도승지 허균은 우연히 임금과 똑같이 생긴 만담꾼 하선(이병헌)을 발견해 가짜 왕이 되어달라 이야기하지만 하선은 처음에 이를 거부한다. 금은보화로 제차 제안을 하자 그때서야 하선은 마지못한 척 응하게 되는데 이때까지 이 가짜왕 역할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지 못한 채로 하선은 그렇게 궁궐에 들어가게 된다.
궁에서의 낯선 생활을 불편해하고 좌충우돌하면서 약속된 금은보화를 얻기 위해 충실히 자신의 역할을 이어가는 하선은 각종 굵직굵직한 정치현안에 대해 정치인답지 않은 과감한 정책을 제안하고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는 듯 국제적인 이슈에도 백성들 편에서 정책들을 결정하게 된다. 이러한 추진력들이 정적들 눈엔 더욱 못 마당 했을뿐더러 불만이 쌓여만 간다. 가짜 광해군의 대동법 실행과 명나라 파병을 반대하던 추상같은 목소리로 신하들을 꾸짖는 모습은 깊은 감동과 많은 울림을 준다. 이렇듯 백성의 편에 서서 정치를 하던 하선은 신하들의 의심과 진짜 광해군의 복귀로 인해 영화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각종 시상을 휩쓴 영화 광해군
7년의 밤,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을 놓치다, 마파도를 만들었던 추창민 감독의 역작 광해 '왕이 된 남자'는 2012년 개봉해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 크게 성공한다.
이러한 성공은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어우러지며 최고의 감동과 재미를 주었다. 배우 이병헌의 변화무쌍한 신들린 연기와 배우 류성용의 특유의 능청스러움, 호위무사 역을 맡았던 김인권, 중전 역할의 한효주 등 각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명품 연기들이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이러한 성공 요인들로 인해 2012년 청룡영화상(미술상), 부산 영화 평론가협회상(남우주연상), 한국영화 평론가협회상(기술상), 49회 대종상영화제(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시나리오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조명상, 음악상, 의상상, 미술상 등). 2013년 제7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남우주연상), 백상 예술대상(영화 감독상 등)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조선시대와 대한민국의 현재 주소가 다르지 않음에 광해군의 애민을 위한 용기 있는 정책들을 관객들은 다시금 기억하여 속 시원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고 이러한 공감대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저 흥행 대박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흥행 후 배우 이병헌은 스크린에서 뿐 아니라 국내외 영화계에서 인지도와 연기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광해는 윗글의 수상내역에서 보듯 남우주연상을 받은 주인공 광해 역을 한 이병헌은 익살스러운 연기와 근엄한 연기를 넘나들며 훌륭한 팔색조 연기를 한다. 영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관중을 압도한다. 특히 처음 궁에 들어와 임금의 변을 처리하는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중전역을 맡은 배우 한효주와의 배드신과 중전을 연모하게 된 가짜 광해의 중전에 대한 연민은 코믹스러우면서도 진중해서 더 애처롭다.
호위무사 역을 맡았던 김인권의 지나친 충성심도 이 영화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거 같고, 허균 역할의 배우 류성룡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광해군과 최고의 궁합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조선시대 광해군 8년을 배경으로 그때의 정치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때로는 풍자적으로 표현한 부분 또한 인상이 깊었다. 대동법 시행이라던지, 경들은 이나라 백성이 아니냔 말이오 라는 대사라던지 가슴이 뻥 뚫릴 듯한 대사가 연이어 나올 땐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이 좋았고 오래간만에 실컷 웃고 울던 시간이었다.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을 듯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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