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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 책 리뷰

범죄와의 전쟁. 누가 더 나쁜놈인가 반달 vs 건달

by 장동걸 2022. 2. 23.

건달 최형배(하정우)와 반달 최익현(최민식)의 만남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 1980년대 세관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최익현은 관행적인 뇌물수수로 근근이 먹고살고 있는 형편이었는데 재수 없던 어느 날 경찰이 낌새를 알아차리고 해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많은 양의 마약을 습득한 익현은 해고되기 전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여 동료직원과 고민 끝에 부산지역 건달과 거래하기로 결정을 하고 최형배라는 건달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평소 넉살 좋기로 소문난 익현은 최형배의 성이 최 씨라는 걸 알고 조상까지 거슬러올라가 본인이 사돈의 팔촌의 할아버지다라는 식으로 건달 두목 최형배와 인연을 억지로 엮어나가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배를 타기로 한 익현과 형배는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 힘을 합치기로 한다. 익현은 특유의 넉살 좋은 성격과 공무원 시절 맺었던 많은 인맥을 활용하여 두뇌역할을 하고, 형배는 건달 두목이라는 타이틀로 실력행사를 하기로 업무분담을 갖게 된다. 둘의 합은 시너지를 발휘해 부산지역 카지노 사업권을 획득 승승장구하며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전에 알던 사업가와 만난 익현은 나이트클럽 운영 지분 문제를 겪고 있는 사업가의 고충을 듣고 돈 냄새를 맡아 고충을 해결해준다며 부산지역 2위 건달 김판호 패거리들 그리고 정사장(김혜은)과 만남을 갖는다. 미팅 장소에서 일부러 시비를 걸며 매를 번 익현은 곧장 최형배에게 달려가 폭행 사실을 알리고 김판호 일당을 제압하여 나이트클럽 운영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사업을 발전시켜나간다. 끝날 거 같지 않던 이들의 사업번창은 정사장의 이간질과 김판호 세력의 형배에 대한 테러로 인해 익현과 형배 사이가 갈라지고 만다. 같은 시간 노태우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조직원 모두 검찰에 체포되어 와해되기 시작한다. 누가 더 오래 살아남고 누가 더 나쁜 놈 인가 반달 최익현, 건달 최형배 사이에 금이가고 영화는 끝을 향해 달린다.

흥행 보증수표 영화감독과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 시너지를 만들다.

영화 군도와 베를린 등 수많은 흥행 영화를 만들어낸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은 탄탄한 스토리와 명품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로 수많은 어록을 만들어낸다.최익현의 너희 서장 어디 있어. 너희 서장이랑 어제 싸우나도 가고 마, 밥도 먹고 마.. 이런 대사는 최익현의 능글능글하면서 인맥을 중시하는 당시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대사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현재 한국사회에서도 역시 인맥이라는 무기는 사회 각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대사는 유행어로 될 만큼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밖에 니 복식 호흡하냐, 살아있네등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배우 김판호(조진웅)는 부산이 고향인 만큼 부산 사투리를 정말 맛깔나게 소화했는데 전체 영화에 있어 감초 역할을 훌륭히 해 존재감이 주연배우들 못지않았다.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김은혜 등 그야말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과 최고의 흥행감독 윤종빈의 시너지는 엄청난 영화를 만들어냈다.

최고의 한국영화 보고 또 봐도 재미있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영화관에서 감탄하며 보고 그 후 재방송을 수없이 봐도 질리지 않았던 몇 안 되는 영화이다. 정말 킬링타임용 영화임이 분명하다. 노태우 정권 당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날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영화는 반달 최익현의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서 시작되었는데. 처남 마동석에게 이 이기적인 새끼야 니 처자식 굶어 죽일래라는 대사에서 보듯이 가족을 지키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비뚤어진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조직 간의 전쟁도 본인 조직들의 생존을 위한 욕망을 최형배와 김판호의 연기로 표현했는데 개인의 욕망과 조직의 욕망이 별반 다를 거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반달 최익현과 건달 최형배는 서로를 이용해 각자의 이익을 쟁취해나가는데 각자의 이익이 맞지 않으면 많은 시간 함께한 사이던 이익을 공유했던 사이던 한순간에 돌아서 핀치를 가하는 냉혹함이 건달 집단만의 일일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한다. 배우들의 맛깔난 사투리 연기도 이 영화의 킬링 포인트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를 본 후 대사들을 따라 하게 만드는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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