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세월보다 남은 세월에 대한 고뇌.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이 정치에서 은퇴한 후 작가가 되어 책을 출판한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삶과 죽음에 대한 내면 깊숙한 관찰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을 하게 되지만 꺼려지는 질문들인 삶과 죽음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진정하고 싶은 것인가? 내 현재의 삶은 나에게 의미가 있는가? 스스로 물으며 삶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가며 삶에 대한 고찰을 하고, 사는 동안 나를 나로 인식하고 느끼는 철학적 자아를 위해 노력하라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도적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일이다.라고 유시민 작가는 이 책에서 제시한다.
사람은 누구든지 본인만의 삶을 본인 방식대로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생에서 최고로 중요한 것은 자기 결정권이라 재차 강조한다. 자기 결정권 이란 스스로 설계한 삶을 후회 없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의지이다.
또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상처받지 않는 삶은 없다. 상처받지 않고 살아야 행복한 것도 아니다 라며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 역시 존엄사와 같은 다루기 힘든 사례들을 정리해간다. 죽을 권리라는 생소한 단어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아온 세월보다 남은 세월의 행복한 삶을 위한 생각을 보다 근본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정치인 유시민과 작가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저자 유시민은 1980년대 사회운동을 하며 감옥살이를 여러 번 했다. 국회의원에 초선으로 당선되던 때 일률적인 양복차림을 거부하며 청바지에 세미 정장을 입고 국회에 나타나 많은 지탄을 받는다. 생각이 자유로웠고 저항적이었던 그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사회운동 당시 교도소에서 판사에게 보낸 항소이유서로 그의 글쓰기 능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때 유시민이 쓴 항소이유서는 판사들도 돌려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항소이유서 내용 중에 법은 일시적이고 상대적인 것이지만 양심은 절대적이고 영원합니다. 법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양심은 하늘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양심에 따랐을을뿐입니다.라는 표현은 현재의 사람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고 있다. 또한 희망이 가득 찬 가슴 설레던 10대 소년이 수년이 지난 지금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같이 비난받게 된 것은 내가 포악하게 성장한 것이 아니고 가장 열렬한 투사로 만들어낸 부정한 사회 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말로 그 당시 시대정 부정을 비꼬았다. 스무 살 남짓한 청년의 항소이유서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논리 정연하고 감동적인 글귀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
어떻게 살 것인가의 저자 유시민은 진보 정치인으로 이미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1980년대 감옥생활 중에 작성한 항소이유서로 논리 정연하기로 정평이 나있었다. 최고의 전성기였던 국회의원 시절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력을 지는 그에게 작가라는 직업이 낯설게 다가왔지만 그의 책을 보고 우리가 살면서 그동안 등한시해왔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할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새로웠다. 책 내용 중 온전히 사랑하고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 모든 것은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문구에 공감이 갔다. 진실된 친절함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어려운 상황을 즐거운 것으로 만든다는 긍정적인 문구도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가장 위대한 진리는 가장 간결하다 라는 글귀도 마음에 와닿았다. 말로만 듣던 유시민 작가의 논리 정연하게 만든 이 책은 오랜만에 삶과 죽음을 깊게 생각하게 되어 여운이 남는다. 우리가 알던 정치인 유시민은 딱딱하고 날카롭고 굉장히 저항적이었다. 그래서 정치생활 내내 그는 많은 지탄을 받아오고 그의 정책은 대중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거 같다. 하지만 정치생활 은퇴 후 그의 작가 생활은 정치생활 때와는 사뭇 다른 자상함과 진실된 친절함이 묻어 나온다. 정치 은퇴 후 유력 대권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던 그였지만, 진실되게 정치 복귀를 극구 사양했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그의 표정은 온화하기까지 하다. 끝으로 유시민 작가의 이런 온화한 표정을 오랜 시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유시민 #미움받을용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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