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에서 꽃 핀 우정.
청년 경찰 기준(박서준)과 희열(강하늘)은 같은 기수로 경찰대학교에 입학을 한다. 입학 첫날 짧게 머리를 자르는 두 명은 각자 서로를 향해 비난하듯 짓궂은 장난을 치며 심기를 건드린다. 사이가 좋지 않을 듯한 이 두 명의 예비 경찰관들은 구보 훈련 도중 희열의 발목 부상으로 도태되기 직전의 희열을 기준이 끝까지 함께 옆을 지켜 완주하게 되었고. 그 후로 둘은 아주 친한 친구가 되어간다.
유도 수업에서 어설픈 교수의 호신술 시범을 장난삼아 또는 지루하게 흉내 내며 절대로 범죄자들을 잡을 수 없을 거 같은 믿음 안 가는 표정을 한 채로 시간을 보내던 기준과 희열은 연말 성탄절을 맞아 경찰대 책임교수 양 교수(성동일)를 찾아가 꾀를 내어 휴가를 얻는 데 성공한다. 몇 달 만에 외출을 하게 된 기준과 희열은 젊은 혈기를 앞세워 클럽에 가서 헌팅을 하지만 쉽지 않다. 하물며 상대 여성으로부터 왜 경찰을 하냐는 비아냥까지 듣게 되어 의기소침해진다. 둘은 밖으로 나와 포장마차에서 허기를 때우며 의기소침함을 달래 본다. 그러던 차 예쁜 여성이 지나가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둘은 용기 없지만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사람이 연락처를 달라고 말하는 게임을 한다. 이렇게 둘이 옥신각신 하는 사이 멀어지는 그녀는 그때 마침 지나가던 한 차량에 의해 납치를 당한다. 이 장면을 목격한 기준과 희열은 재빨리 경찰서에 찾아가 신고를 하게 되는데, 현장에서의 경찰대응은 자신들이 경찰대학교에서 배우던 경찰의 모습과 달랐다. 인력이 없어서 지금은 안된다, 절차대로 서류 접수부터 해라. 등 갖가지 핑계를 대며 수사를 미룬다. 경찰대학교에서 배운 골든 타임이라는 것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조바심이 느껴지는 둘은 스스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수사의 3원칙을 되새기던 희열은 현장 중심 수사를 활용하기로 마음먹고 사건 현장으로 돌아와 납치범들을 추적하게 돼 된다. 납치범들은 여성들을 납치해 여성들의 난소를 적출하는 조선족 패거리들이었음이 밝혀진다. 이 사실을 경찰대 양 교수님에게 전달 하지만 누구보다 현장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양 교수는 일단 기준과 희열을 학교에 복귀시키며 실망스럽게도 절차를 또다시 이야기한다. 경찰대에 복귀한 둘은 절치부심 그녀를 구할 준비를 하게 되고 납치범들의 소굴에 쳐들어가 고군분투를 하게 되며 영화 청년 경찰은 앤딩을 향해간다.
현실과 다른 이론 수업
청년경찰 기준과 희열은 극 중 경찰서에 찾아가 납치범들을 목격한 사실을 일선 경찰관에게 신고하지만 수사의 초동 조사는커녕 경찰이 출동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의 벽을 마주한다. 결국 본인들이 사건을 힘겹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론수업을 바탕으로 수사의 3원칙 중 현장중심 수사를 이어가는 기준과 희열의 모습에서 이론과 현실을 좁혀나가려는 시도는 영화 청년 경찰의 긍정적인 낭만을 보여준다. 부정적인 현실과 긍정적인 현실의 괴리를 점점 좁혀감으로써 영화를 극적으로 만든다. 또한 허술하며 어설픈 유도 지도교수의 수업을 현실에서 적용하여 범죄자를 제압하는 장면은 더욱 현실과 이론을 좁히려 시도하는 김주환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혈기왕성한 청년들의 도전
청년경찰을 보면서 평소 장난기 많지만 각자의 사연들을 품고 경찰대학에 입학에 정체성을 찾아가며 경찰생활의 꿈을 키워가는 기준과 희열의 모습은 모험적이고 용감하다. 때론 무식하기까지 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미소가 절로 난다.
귀를 파주는 곳에 탐문수사를 하던 장면에서 망을보던 희열이 단속 경찰을 향해 짭새야를 외치고 도망가는 모습은 엄중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놓게 하지 않으려는 감독 김주환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처음 영화를 접했을 때 주연배우들의 중량감이 떨어져서 별 기대를 하지 않으며 영화감상을 했다. 하지만 김주환 감독의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영화 스토리상 사건의 심각성(납치 및 난소 적출)에 비추어 주연배우들의 가벼운 느낌이 왠지 조화롭게 느껴졌고 무척이나 재미있게 감상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몇 번을 봐도 재미있을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의 결말 또한 경찰대학교 규정 위반으로 퇴학을 앞둔 상황에서 지도교수들의 정의로운 판단으로 인해 해피앤딩으로 끝을 맺는 부분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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