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식의 삶을 꿈꾸다.
서 부장의 슬기로운 이중생활이라는 책 제목의 이질감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책 제목도 그렇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또 다른 관심사를 찾는 서 부장님의 이야기를 그린 거 같았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자기 발전을 위한 이야기인가 호기심이 생긴다. 이 책에 대한 첫 느낌은 그런 선입견이 있었고, 한 직장의 부장님이 쓴 글이라서 그런지 어렵지 않은 글귀로 읽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한 직장에서 안정적인 위치의 서 부장은 자신만의 위치에서 삶의 활력소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른 계획을 세워 나간다. 회사생활의 얽매인 스케줄을 벗어나기 위한 일, 자신만의 안락한 장소를 만드는 방법 등 여러 가지 구체적 계획을 세운다. 직장을 위한 삶과 자신만을 위한 삶의 균형 표와 같은 계획을 말이다. 안정적인 위치에 있는 서 부장의 이런 계획들은 사실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입 사원들이나 불안한 위치의 사람들에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서 부장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름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은 일과 개인의 삶의 균형을 늘 원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시간이 없다 라며 환경적 핑계를 만들어내곤 한다. 하지만 본인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기 마련이다. 일과 삶의 균형은 사실 노력 없이 만들어지진 안는다. 이 책에서 서 부장은 우선 커피 자격증 취득과 일식을 요리하는 것 등 서 부장 본인의 안정적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나간다. 또한 아파트나 땅 투자 그리고 주식 이야기 등 젊은 세대들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하지만 서 부장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기록해 너무 직장 일에만 몰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현대사회 직장인들의 모습들.
서 부장의 슬기로운 이중생활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바쁜 삶속에 여유를 제안한다. 읽기 쉬운 문체와 에세이 형식으로 출판된 이 책은 가볍게 읽어 나가며 직장 생활 외에 작은 일탈을 꿈꾸게 한다.
책 내용중 개인만의 아지트를 만들어 땅을 사고 재테크를 하여 잉여자금을 만든다는 내용은 사실 현실과 동떨어진다. 그만한 자금을 만든다는 거도 쉽지 않을뿐더러 재테크에 실패하는 사례도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현제 대한민국의 수많은 직장인들은 적은 박봉에 은행 빚, 그리고 육아 등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아주 많다. 서 부장과 같이 대기업 부장이라는 위치에서 말하는 책의 내용은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서 부장님의 삶과 개인 삶의 균형을 위한 노력을 폄훼하는 건 아니다. 어느 위치에서든 자기 방식대로 삶의 균형을 꿈꾸고 계획할 수는 있으니 말이다.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희망을 가진 인간은 늘 불가능에 도전해 성취를 이루어내니 말이다. 그리고 당장은 힘들더라도 직장생활을 해가며 차츰 준비해 나가고 계획을 세워 나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좁아진 시야.
서 부장의 슬기로운 이중생활을 읽고나서 부러움과 시기의 느낌이 저절로 생겼다. 대기업 부장으로 20년을 직장 생활한 경력이나 철저한 계획과 목표를 만들어 별장을 구매해 가족과 같이 화목하게 사는 내용들은 현재 직장인들의 시선으로는 선망과 부러움의 대상인 것이다. 직장 일과 취미생활을 적절히 분배해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내용에 대해선 많은 공감을 하게 된다.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는 사람들의 시선을 좁게 만든다. 직장 생활에서의 박봉은 운신의 폭을 좁히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테크의 성공은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서 부장의 슬기로운 이중생활을 읽고 느낀 점은 너무 넋 놓고 살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리 시간이 없고 아무리 환경적 조건이 어렵다 하더라도 시도는 해 봐야겠다는 생각과 노력도 안 해보고 이대로 안주하며 살 수 없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쉬고 싶은가라고 말이다. 또한 본인이 원하고 싶은걸 하면서 힐링하고 싶다면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즐거워질 용기라 말한다. 즐거워질 용기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어쩌면 우리는 좁아진 시야로 인해 그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 아닐까 라는 의문을 되새겨본다.
댓글